질투, 시기, 결국에는 우정이다.
초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조춘삼(배우:차승원)과 그런 춘삼을 늘 부러워했던 노대규(배우:유해진)는 충청도의 한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입니다. 20년이 지난 뒤 , 춘삼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부양하며 아버지와 함께 계속 고향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마을의 이장이 사고로 죽게 되어 이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새로운 이장을 뽑게 되는데요, 젊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마을 최고 어른의 의견으로 춘삼이가 마을의 이장이 됩니다. 하지만 평범한 시골 총각 춘삼이는 이장이 된 것이 그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군수 선거철이 되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관심도 없었을 군수 선거였지만 군수 후보로 나온 사람이 다름이 아닌 어린 시절 자신보다 늘 인기가 없었던 대규가 출마한다는 사실에 춘삼이는 갑자기 불타는 경쟁심과 시기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춘삼이는 결혼도 하지 못한 채로 고향마을에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었지만, 대규는 명문 대학교를 졸업 후, 결혼도 하고 가정까지 이루며, 군수의 자리까지 도전하는 성공한 인생이라는 것이 춘삼이는 매우 못마땅합니다. 춘삼이는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옛날 생각에 젖어 대규를 은근히 무시하며 그가 절대로 군수가 될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대규는 군수 선거에서 한 표 차이로 승리하여, 군수에 당선되었습니다. 춘삼이는 대규를 찾아가 반가운 척하며 어린 시절처럼 대규를 무시하며 대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처지가 초라하게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대규에게 지역 유지인 백사장이 찾아와 그에게 로비를 시도하지만, 청렴결백한 대규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그리고 대규는 군수로서 마을의 발전을 위해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를 추진하게 됩니다. 그는 마을의 이장들을 설득해서 동의를 이끌어 내려고 했지만, 대규에 대한 열등감에 휩싸여 있던 춘삼은 오히려 대규의 계획을 방해합니다. 게다가 대규에게 로비를 시도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했던 백사장과 함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 반대 투쟁단을 조직하게 되고 춘삼이가 투쟁단의 리더가 됩니다. 춘삼은 대규가 하는 일마다 무조건 반대하기에 나섰고 춘삼과 대규의 사이는 점점 나빠지게 됩니다. 어느 날 백사장은 춘삼을 미끼로 대규를 불러내어 다시 로비를 하려 했지만, 대규는 이번에도 단칼에 거절합니다. 하지만 백사장이 대규 몰래 미리 대규의 차 안에 현금(뇌물) 박스를 넣어 놓았고, 대규는 억울하게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게 됩니다. 추가로 혐의를 입증할만한 다른 증거가 없어서 구속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마을 군수의 이미지가 말할 수 없이 망가져 버렸고, 그 충격으로 대규의 어머니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하게 됩니다. 백사장이 대규를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일부러 자신을 이용했던 것임을 알게 된 춘삼이는 곧바로 투쟁단을 탈퇴하고, 대규에게 찾아가 사과를 하지만, 대규는 그런 춘삼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대규는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버려 이미 군수의 자리를 내려놓을 결심을 한 상태였고, 춘삼은 그런 그를 말리다가 둘은 결국 싸우게 됩니다. 춘삼이는 사실 군수 선거 때 대규에게 투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대규에게 고백하며, 둘의 어색했던 사이가 점점 풀어지게 됩니다. 대규는 무조건 군수를 사퇴하지 않는 대신, 춘삼이와 함께 자신이 추진했던 마을 진흥 계획인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유치에 관하여 주민투표를 하기로 하고,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많을 시에 군수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합니다. 그렇게 주민 투표가 시작되었고, 결국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오게 됩니다. 대규는 그렇게 군수 자리를 내려놓게 되고, 춘삼이와 새로운 우정을 쌓아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춘삼이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슬픈 나
개인적으로 요즘 점점 주변과 나 자신을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지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뭘 하며 살아왔던 것일까, 나 말고 다른 친구는 저렇게 성공했는데 나는 지금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뭘 했지, 등등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던 즈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영화에서의 춘삼의 모습이 내 모습과 다를 게 없어서 조금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영화 속 춘삼이처럼 뛰어난 미모의 사람은 아니니까 완벽하게 동일시했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영화에서 처럼 성공한 친구가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춘삼이 보다도 더 열등감에 괴로워했을 것 같다. 사실 이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승원 배우와 유해진 배우의 재미있는 연기 호흡 때문에 시간 가는 줄은 모르고 볼 수 있는 영화이니, 가족들과 함께 추억의 영화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