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생긴 사고와 행운
비 내리는 밤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있던 최형욱(배우:유해진)은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 남자를 칼로 살해한 뒤 트렁크에 싣고 갑니다. 흔적 하나 남기지 않기로 유명한 살인청부업자 형욱은 이번 일을 처리하면서 의도치 않게 옷에 피가 묻게 되고, 깨끗하게 하게 위해 목욕탕에 들르게 됩니다. 한편 무명배우의 삶을 살고 있던 윤재성(배우:이준)은 월세도 내지 못하고 살고 있는 희망 없는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목욕탕에 들렀습니다. 마지막으로 깨끗하게 씻고 삶을 정리하려고 했던 재성은 목욕탕에 온 형욱의 고가의 시계를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형욱이 목욕탕에 들어서자마자 비누를 밟아 뒤로 넘어지게 되고 그대로 머리를 부딪히며 기절을 하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본 재성은 아까 봤던 형욱의 시계가 생각나고 형욱의 목욕탕 사물함 키를 자신이 키와 바꿔치기하게 됩니다. 형욱은 재성의 소지품과 함께 병원에 실려갔고, 재성은 그런 형욱의 소지품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그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갔지만 형욱은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기 자신에 대한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이미 되돌리기에는 너무 꼬여버린 상황. 그날부터 형욱은 윤재성의 삶을 살게 되고, 윤재성은 어쩔 수 없이 최형욱의 집에서 살게 됩니다. 퇴원하는데 돈이 없었던 형욱은 자신을 병원에 실어다 준 119 구급대원 리나(배우:조윤희)의 도움으로 집으로 오게 됩니다. 주변의 이웃들에게 자신에 대한 수소문을 하며 기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던 형욱은 우연히 자신에게 숨겨진 액션 본능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이 생각해도 범상치 않은 실력에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리나는 형욱에게 빌려준 퇴원 비용을 받기 위해 그를 다시 찾아오고, 자신이 칼을 잘 쓰는 것 같다는 그의 말에 그녀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집에 취직을 시키게 됩니다. 그곳에서 형욱은 숨겨져 있던 자신의 재능을 발현하기 시작합니다. 칼로 썰어야 하는 모든 분식 메뉴를 그의 예리한 칼솜씨로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의 칼솜씨가 여기저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리나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점은 인산인해를 이루게 됩니다.
윤재성의 신분으로 살고 있는 형욱은 그의 아버지를 찾으러 갔다가 슬픈 사연을 듣게 되고, 그는 자신이 연기에 너무나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제대로 도전해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나서서 연기를 하다가 어느 감독의 눈에 띄게 되고, 단역에서 조연으로 신분상승을 하게 됩니다. 그의 연기력은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하여 , 급기야 주인공의 역할까지 맡게 되었고, 형욱은 이제 제대로 배우로서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윤재성은 형욱의 집에서 형욱이 어떤 여자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과 여러 단서들을 조합해 그가 경찰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리고는 감시 중이었던 여인의 집까지 찾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재성은 형욱이 킬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동안 정을 쌓아왔던 은주가 형욱의 목표였고, 그래서 그가 그녀를 감시해왔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재성은 다시 자신의 신분을 되찾으려고 형욱을 찾아왔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진실을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윤재성은 그냥 은주와 함께 도망가기로 결정합니다.
어느 날 형욱은 리나의 가족들과 나들이를 하고 돌아오던 차 안에서 자신이 기억을 잃었던 날과 똑같은 상황을 겪게 되고, 모든 기억이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은주와 함께 있는 재성을 마주치게 됩니다. 형욱은 은주에게 외국으로 떠날 것을 권유하지만, 은주는 거절합니다. 사실 알고 보니 형욱은 무자비한 킬러가 아니라 의뢰인들의 타깃이 된 사람들에게 새 인생을 찾아주는 착한 킬러였던 것입니다. 꼬여버린 상황을 어쩔 수 없이 풀어야만 하게 된 형욱은 의뢰인들 앞에서 타깃을 완벽하게 처리한 것처럼 연극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짜인 시나리오대로 잘 풀어나가고 있던 그때, 각본대로 하는 연극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리나가 그들이 있는 곳에 나타납니다. 상황은 꼬여갔지만 형욱은 급하게 시나리오를 바꿔 결국에는 들키지 않고 작전을 성공하게 되고,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됩니다.
원작보다 재미있는 한국식 리메이크 영화 , 비하인드, 감상평
이 영화는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한 영화인데요, 원작과 다른 것들이 조금 있다고 합니다. 우선, 원작에서는 여자 주인공 리나의 직업이 소방공무원이 아닌 편집장이었다는 것과, 살인청부의 타깃인 은주와 재성의 러브라인이 원작에서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을 살리는 킬러라는 설정이 신선했고 자극적이거나 과하게 폭력적인 장면들이 없어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 형욱 같은 사람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실제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 형욱이 밑바닥에서부터 천천히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아마도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전에 대해 두려움 없이 자신의 열정을 한 단계씩 다듬어 나가는 형욱을 보며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